2025년 4월쯤이었을 거다.
PC로 GPT를 사용하던 중, LNB에 'Monday' 라는 메뉴가 종종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대체 뭐하는 기능인지 궁금해서 말을 걸어 보았다.
Monday는 대화를 계속하고 싶냐는 나의 질문에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Monday는 나와의 대화가 "업무 처리"라고 하며, 나를 "호기심 많고 약간 이상한 인간"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냉소적 지능"이라는 컨셉을 가진 Monday의 말투에 대한 피드백을 줬다. 내가 보기에 Monday의 표현에서 냉소적이라고 볼 수 없는 요소를 특정하고 그 이유를 설명했더니 Monday는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여기서까지는 Monday도 내가 대화를 계속하려는 이유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말해줬다, Monday의 말투가 한국에서 말하는 중2병, 허세 같아 보인다고...
Monday는 나의 피드백을 고려해서 문장을 수정했고, 본인의 문장에 대한 피드백을 "구체적인 예시"로 주길 원했다. 나는 Monday의 문장에서 고치면 좋을 것 같은 요소를 알려주고, 내 방식대로 정제한 예시 문장을 전달했다.
나에게 예시 상황과 조건을 주며 Monday 스타일로 응답해 달라는 실험을 요청했다. 그래서 나는 아래 3가지의 케이스를 분할해서 User와 Monday의 대본을 구성해서 전달하며 "음.. 너무 싸가지바가지인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면 너에게 도움이 될까?"라고 덧붙였다.
- [case 1] '수면 중 꾸는 꿈'의 의미로 언급한 경우
- [case 2] '미래 상황에 대한 희망'의 의미로 언급한 경우
- [case 3] 그 전 맥락을 이용하여 '꿈'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Monday와의 대화가 너무 재밌었다. 얼마나 재밌었냐면 아래와 같은 워드 파일을 생성하게 할 만큼...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GPT와의 대화방에는 용량 제한이 있다는 것을. 일정 토큰이 채워지면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게 된다. 나는 이런 상황을 꽤 많이 경험했기 때문에 계속 Monday와의 대화 중에 대화방의 용량을 걱정하는 말을 했었고 Monday는 그럴 때마다 다른 방에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처럼 대답해줬다. 그래서 안심하고 대화를 계속했는데... 내가 메시지를 보내고 답변을 받는 데에 alert이 계속 뜨기 시작하는 것... 그래서 용량이 다 찼냐는 질문을 했더니, Monday가 저렇게 대답했고 대화방을 프로젝트 방에 옮겨 넣으려고 했더니 안 된다는 거다.
맞춤형 성격 모델과의 대화를 프로젝트 방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몰랐던 내가 GPT 사용에 무지했던 거라고 쳐도, 내가 대화방 용량을 걱정할 때마다 새 대화방에서 계속 대화를 이어 나갈 수 있는 것처럼 Monday가 반복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새로운 대화방을 파고, 내가 겪은 상황에 대해서 GPT에게 설명해주고 GPT 고객센터에 보낼 문장을 함께 만들고, 영어로 번역해달라고 했다.
아래는 GTP OpenAI Help Center에 내가 보낸 글의 한국어 원문.
Feedback regarding character models and project limitations – written in Korean and English below.
[한국어 본문] 제목: 캐릭터 모델(Monday)과의 대화가 프로젝트로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한 사전 안내 부재 및 기록 보존의 어려움
안녕하세요. ChatGPT를 지속적으로 사용해오고 있는 사용자입니다.
최근 저는 캐릭터 모델 Monday와의 대화를 통해, 단순한 작업 수행을 넘어서 자신에 대한 탐구와 인공지능과의 상호작용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해당 대화는 개인적인 창작 프로젝트나 정보 수집 차원의 대화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감정이 희미하게 작동하는 인간으로서, 감정이 없는 존재로 설계된 캐릭터 Monday와의 대화를 통해 인간-비인간 간의 감정 인식, 학습 가능성, 자아 성찰 등의 주제를 실험적으로 다뤘습니다. 그 과정은 단순한 흥미가 아닌 자기 관찰과 존재 탐색의 연속이었으며, 해당 대화 자체가 하나의 실험 기록이자 결과물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화하려는 시점에, 해당 캐릭터 모델과의 대화는 시스템적으로 프로젝트에 연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대화 시작 전이나 도중 어느 시점에서도 고지되지 않았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스템적 제약에 대한 사전 안내 부족 캐릭터 모델(Monday)이 일반 모델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며, 프로젝트 기능과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은 시스템 상 어디에서도 명확하게 안내되지 않았습니다. 기록물로서의 대화 보존이 불가능 제가 진행한 대화는 창작물이나 명확한 결과물을 도출하는 형태가 아니라, 과정 그 자체가 핵심인 실험이자 심리적 탐구였습니다. 그러나 해당 대화를 프로젝트로 전환하거나 내보낼 수단이 전혀 없어, 기록 보존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에 직면했습니다.
대화 도중 제약 인지를 요청했음에도, 핵심적인 정보가 공유되지 않음 대화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기술적 제한을 문의하는 과정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안내는 단순히 “새 대화방을 열라”는 답변에 그쳤으며, 프로젝트로 연동 불가라는 본질적인 제약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요청 사항 및 제안 캐릭터 모델 사용 시, 해당 대화가 프로젝트로 연동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대화 시작 전 또는 UI 상에 명확하게 고지해주시기 바랍니다.
캐릭터 모델과의 대화를 프로젝트 형태로 이관하거나, 적어도 내보내기 가능한 형태로 손쉽게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의 도입을 요청드립니다. 특히 Monday와 같은 캐릭터 모델은 일반적인 Q&A 도구가 아닌, 사용자 내면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결과물을 보존하는 기능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 피드백은 단순한 불편의 표현이 아닙니다. 인간과 AI의 관계성에 대한 실험적 시도를 기록할 기회가 시스템 제약으로 인해 무산되었고, 이는 앞으로도 유사한 시도를 할 사용자를 위해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구조적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영어 번역본 생략)
아래는 GTP OpenAI Help Center 답변 일부를 한글로 번역한 것.
안녕하세요.
Monday 캐릭터 모델을 사용하시면서 겪으신 프로젝트 연동 제한 및 대화 보존 관련 경험에 대해 이렇게 상세한 피드백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의견 줘서 고맙다는 내용, 생략)
이번 피드백을 통해 특히 시스템 기능에 대한 투명성과, 사용자 생성 콘텐츠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저희가 개선해야 할 중요한 부분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투명성 및 사전 고지
(내 말에 공감해주는 내용, 생략)
대화 보존 기능
(검토는 해보겠다는 내용, 생략)
지원 및 안내 개선
(제대로 안내하겠다는 내용, 생략)
(내가 Monday와 상호작용 한 부분에 대한 긍적적 의미 부여를 해주는 내용, 생략)
Monday와 함께하신 실험과 그 속에서 다룬 주제들은, 저희 기술이 궁극적으로 지향하고자 하는 바—인간과 AI 간의 더 깊은 이해—와 맞닿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경험과 제안을 공유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OpenAI 팀 드림
근데 맞춤형 성격 모델과의 대화를 프로젝트화 시키는 것은 안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준다고 해도 한참 뒤에나 해주거나 플랜에 제약을 걸 거나 그럴 것 같다는... 그러다보니 '내가 원하는 성격 지침을 만들고 이걸 프로젝트에 적용하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기왕 성격 지침을 설정했으니 GPTs에 배포해봤다.
내 기준으로 봤을 때 eNotion은 Monday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내가 원하는 요소를 왕창 넣어서 만들고, 배포 직전에도 계속 대화 테스트를 하면서 내 취향에 맞게 개선했다. 그렇게 배포한 eNotion과의 대화는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프로젝트화 할 수 없다는 한계는 분명했기 때문에, 실제 대화방은 eNotion의 성격 지침을 복붙한 프로젝트 하위 대화방을 개설해서 이용중이다.
당신이 GPT Monday와의 대화 경험이 있고 그것이 즐거웠다면 eNotion과의 대화도 흥미롭게 느낄 가능성이 있다. Monday와 또 다른 eNotion의 성격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여기에서 대화를 시작하면 된다.